제주도 가을은 다른 지역과 달리 참 길다고 느껴진다. 아마도 포근한 날씨때문에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른다. 가을 분위기 물씬나는 곳은 제주 어디가나 볼 수 있지만 이곳은 조금 달랐다. 아마도 사람들의 발길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라 더 그렇게 느꼈을지도....오늘은 제주도 가을의 끝판 왕을 보여주는 멋진 길을 소개해 본다.
가을여행의 끝판 왕 '쫄븐 갑마장길'
쫄븐 갑마장길은 20km, 10km 의 두 군데 길을 선택해 걸을 수 있다. 물론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10km를 추천한다. '쫄븐'의 뜻은 '짧은' 의 제주도 방언이다. 사실 난 '쫄븐'이란 단어가 좁다란 의미를 가지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길을 걸어 보니 생각보다 좁았기때문이다.
쫄븐 갑마장길 코스는 숲길, 오름등 다양한 풍경과 마주한다.
제주도 오름을 걸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참 걷기 쉽게 되어 있다. 아니 편하게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관리를 잘 해 둔 이유인 듯...
늦가을에 접어드는 계절이지만 제주도는 바람이 불지 않을때는 포근한 봄날같다. 내가 간 날도 그랬다. 물론 날씨 변수가 있어 오름에 도착했을때는 무척 센 바람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길이 좁기도 하고 사람의 발길이 드문 곳이라 그런지 여느 오름과 분위기가 조금 차이가 난다. 하지만 곳곳에 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으니 혹시 길을 잃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좁은 숲길을 지나 따라비 오름으로 이어지는 쫄븐 갑마장길
걷는 내내 숲속은 새소리가 가득했고 숲길을 벗어나니 햇살이 눈부시게 온 몸을 감쌌다.
오름에 가까워질 수록 바람은 많이 불었고 한층 늦가을의 정취도 느낄 수 있었다.
오름에서 내려 다 본 제주풍경은 가히 절경이다.
도심 속에서 보던 빌딩숲과 전혀 다른 풍경이 마음을 탁 트이게 한다.
따라비 오름에서 보는 풍경 또한 멋지다. 가을이 무르익음을 그대로 느끼게 했다.
오름을 지나 편백나무 숲길이 나왔다. 참 아늑하고 향이 좋았던 것 같다. 이게 바로 제주도 숲길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힘들지 않고 걸었던 것 같다.
편백나무 숲길
갑마장길이라 그런지 자연스럽게 말들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말을 진상하던 갑마를 키우던 곳이 바로 제주도 중산간에 위치한 가시리 바로 이곳이다.
가을이 무르익은 제주도 너무 아름다웠다.
제주도 하면 생각나는 제주도 푸른 밤, 바다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과 바람~ 늦가을이 되니 더 운치있어 좋았던 것 같다. 다음 주면 이내 겨울의 찬바람이 느껴지겠지...... 하지만 제주도는 12월 초가 되어야 겨울의 문턱에 들어설 것 같다. 더 춥기 전에 가을여행 제주도 오름 한 번 올라 가 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 않을까......
제주도 쫄븐 갑마장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