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에서 온 친구와의 오붓한 한라산 산행
날씨도 포근하고 좋아 휴일 한라산을 가기로 했다. 육지에서 온 친구와의 산행이라 하루 전부터 마음이 들떴다. 1박 2일 코스로 제주도에 왔던터라 이번에는 한라산 영실코스로 올라 가기로 했다. 봄이면 철쭉이 아름답게 피는 한라산의 절경은 많은 이들로 하여금 제주도를 찾게 만든다. 이른 아침인데도 작년 같지 않게 산행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보였다. 그래서인지 마음만은 더 여유롭게 산행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라산 영실코스는 왕복 3~ 4시간 정도면 충분히 갔다 올 수 있을 뿐 더러 한라산의 정취도 만끽 할 수 있는 코스이다. 물론 한라산에 물든 분홍빛깔 철쭉의 향연을 보면 해마다 이곳을 찾게 되는 묘한 중독성을 가지게 된다.
한라산 영실코스
코스 거리 - 약 5.8km (편도)
소요시간 - 약 2시간 40분 (편도)
주차장 - 영실 탐방로 입구 주차장에 주차 가능하며 주차비는 저렴
코스 특징 - 영실코스는 해발 1,280m에서 시작하여 윗세오름 대피소까지 올라가는 코스이다
우린 왕복 3시간 조금 넘게 걸렸으니 꽤 빨리 갔다 온 셈이다. 사실 바쁜 스케줄 때문인 이유도 있어서 빨리 올라가긴 했지만 말이다. 여유롭게 산행을 즐기려면 왕복 5시간은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살랑살랑 좋았던 입구에서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올라가면 갈 수록 바람이 꽤 차가웠다. 제주도 해안가 기온이 22도 정도였는데 이곳은 바람 때문인지 체감온도는 7~ 8도 정도 낮아 옷을 얇게 입고 갔던 친구는 추워 했다. 그런 친구의 모습에 내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 주니 고맙다고 이내 걸쳤다. 사실 나도 많이 추웠지만 육지에서 일부러 한라산 간다고 왔다가 감기라도 들면 안된다는 생각에 선뜻 겉옷을 벗어 주었다.
기온은 많이 내려 가 추웠지만 날씨 하나는 끝내주는 날이었다. 새소리와 피톤치드의 향기를 맡으며 걷는 산행은 지금껏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기에 충분했고 친구와의 소소한 대화는 더욱 산행의 재미를 느끼게 했다.
숲길을 지나 오르막길에 다다르면 나무계단이 나온다. 사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제주도 전경은 가히 절경이다. 날씨가 생각보다 많이 추워서일까... 철쭉은 거의 피지 않아 아쉬웠다. 철쭉이 완벽하게 피면 정말 멋진 한라산 영실코스인데 말이다.
햇살이 많이 비추는 곳에는 그나마 철쭉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고 푸르름 속에 분홍빛깔은 더욱더 눈에 띄고 아름다웠다. 아마도 6월 초에서 중순 넘어가는 시점이 되어야 철쭉이 활짝 피지 않을까싶다.
끝도 없어 보이는 나무계단이지만 주변 풍광을 보고 올라 가다보면 생각보다 다리도 아프지 않고 빨리 오르게 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에는 비도 오고 날씨도 계속 흐렸는데 그나마 내가 올라간 날에는 화창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날씨가 어찌나 맑은지 구름만 다 걷혀지면 산방산까지 보일 정도다. 서귀포가 한 눈에 내려 다 보이고 제주도의 자연을 온 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한 날이었다. 육지에서 온 친구도 어찌나 좋아하던지 연신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녹음이 짙은 봄날의 한라산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아름다웠고 좋았다.
기다긴 나무계단 오르막을 다 오르면 평평한 평지가 나온다. 이곳에서는 백록담도 보인다. 조금만 더 가면 우리가 가야할 정착지 윗세오름이다.
도심에서 보지 못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 제주도에서 사는게 얼마나 행복인지 또다시 느끼게 된다.
나무데크로 걸으면서 느끼는 발자욱 소리가 힐링이 되고 불어 오는 한라산 바람이 내 온몸에 정기를 받으니 너무 좋았다.
몇 년만에 온 한라산 영실코스 윗세오름이다. 새롭게 단장된 나무데크도 있고 쉼터도 있다. 정말 잘 꾸며진 윗세오름 주변 풍경이다.
공항 근처 김밥집에서 사온 김밥과 라면을 같이 먹으니 꿀맛이다. 날씨가 좋으니 걷기도 더 좋았고 풍경 보느라 다리 아픈 줄도 모르고 올라 온 듯 하다.
윗세오름에서 식사를 마치고 다시 내려 가는 길에는 조금은 더 여유가 묻어 났다. 역시 한라산은 누구에게나 힐링을 주는 듯 하다.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영실코스인데도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6월 초에서 중순 경이 되면 아마도 이곳 영실코스 주변은 분홍빛 철쭉이 만연할 듯 하다. 친구에게 한라산 철쭉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려고 했었는데 기온이 많이 내려간 날씨에 그러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친구는 아름다운 제주도 한라산 정취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오랜만에 간 한라산 영실코스는 더 아름다웠고 편의시설도 잘 마련되어 있어 좋았던 것 같다.
2025. 5월 한라산 영실코스 전경
2022.6월 한라산 영실코스 전경
한라산 영실코스의 철쭉 지금이 절정이다
[ 한라산 영실코스에서 본 철쭉의 향연 ] 날씨도 좋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코로나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2년 6개월 동안 집콕 생활을 한 까닭일까.. 오래간만에 찾은 한라산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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