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카페 - 경동시장 부근 카페 청량
언제부터인가 경동시장 주변으로 카페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렇다보니 이제는 카페를 가는 곳들은 그냥 커피를 마시러 가는 것이 아닌 뭔가 독특한 컨셉이 있는 곳을 자연스럽게 가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갔던 곳도 그랬다. 60~70년 대 컨셉이라고 할까나...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를 한 단계 더 거슬러 올라간 그런 카페였다.
시장 주변이라 그렇게 특별나게 튀지 않아도 그냥 눈길이 가는 그런 간판이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별거 없어보이지만 왠지 별거 있어 보이는 그런 아이러니한 인테리어에 카페라고 하면 당연히 커피 위주의 판매가대부분인데 이곳은 미숫가루 음료가 주로 나가는 독특한 곳이었다.
어디서 납품 받아 온 약과와 옛날 과자가 놓여 있었고 요즘 카페 같지 않는 그런 느낌의 디저트였다.
음료를 주문하기 위해 카운터 앞에 가니 이내 요즘 카페에서나 볼법한 디저트가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주전자에 도시락에 조금 독특한 것도 눈에 띄었다. 이곳은 진열된 주전자로도 알다시피 미숫가루 음료가 주 시그니쳐 메뉴였던 것이다.
우린 이곳에서 잘 나간다는 미숫가루 음료 2잔을 주문했다. 그런데........... 안 볼 것을 보고 말았다. 보통 음료를 제조하면 처음부터 하나씩 레시피대로 주문한 음료를 만드는데 미숫가루 음료가 약간 들어 있는 것에 섞어서 음료를 만드는 것이었다. 순간 당황했다. 이전에 누가 그 음료를 주문하고 남았다고 해도 그건 아니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렇게 남은 음료에 재료를 넣어 제조한 미숫가루 음료를 받아 왔다. 나름대로 옛날 컨셉이라 재미 있고 특이해서 주문했던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커피를 주문 했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 왔다.
그래도 여행은 기분 좋게 하고 있으니 이런 것으로 기분 상하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에 별 말 없이 음료를 마시며 다음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조금 독특한 컨셉이긴 한데 기분이 그래서일까.. 이 더운 날씨에 음료도 미지근한 느낌이다. 그래서 따로 얼음을 달라고 해 섞어 먹었다. 미숫가루 음료 맛은 달달하니 할머니댁에서 먹던 그런 맛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너무 더워서일까.... SNS에 많이 올라와서 웨이팅을 할 줄 알았는데 손님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편하게 이곳저곳 인테리어 사진을 담아 봤다. 마치 70년대 한 가정의 모습 같아 보이기도 했고 더 옛날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래된 옛집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카페로 개조해 자기만의 스타일로 재창조해 영업하는 곳들이 의외로 인기다. 이곳도 나름대로 잘 꾸미면 그런 면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 같았다.
집과 집 사이를 나름대로 카페의 컨셉에 맞게 잘 꾸며져 있었다. 단체석으로 예약을 하면 갈 수 있는 방도 있었고 아기자기한 부엌 같은 곳도 있어서 인테리어가 참 재미 있었다.
미숫가루 음료를 주문 했을때 다른 사람들에게 주고 남은 음료에 재탕을 했던 것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한 번 더 인식시켜 주고 싶다. 가격도 저렴한 것이 아닌데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 점이 많이 아쉬웠다.
다른 곳과 차별화된 미숫가루 음료는 주전자에 나오는 것은 아이디어가 좋았던 것 같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컨셉이지만 인테리어나 카페와 어울리지 않아 하지 않았던 주전자에 주는 음료...그건 칭찬할만 했던 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참 많은 카페들을 다닌다. 다들 자기만의 컨셉으로 살아 남으려고 하지만 초심을 잃는 경우도 심심찮게 봐 왔기에 소소하니 내 마음을 적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