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하면 사실 특별한 음식은 대부분 국밥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부산 사람들에게는 마음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추억의 음식이다. 어릴 적 자주 맡았던 장터시장에서의 국밥 한 그릇은 참 특별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들어도 추억의 맛은 늘 그립기 마련이다. 물론 자주 그 맛을 보지 못한다면 더욱더 그럴듯하다.
수구레 국밥은 추억의 맛이다.
얼마전 부산의 한 음식점에서 수구레 국밥을 먹었다. 한 입 먹자마자 참 추억의 맛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부산을 갈 때 국밥을 먹곤 하지만 이곳은 조금 특별하기도 했다. 어릴 적 먹었던 그런 맛이라고 할까..... 아마도 오래도록 전통을 이어 온 탓일지도 모른다.
국밥을 주문하면 대부분 반찬은 비슷하다. 다른 지방과 조금 다르다면 부추김치가 나온다는 점이다. 간은 그렇게 세지 않게 살짝 고추가루를 묻힌 정도이지만 이것을 국밥에 넣어 먹으면 정말 감칠맛이 배가 된다. 부산에서는 정구지라는 정겨운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물론 요즘에는 부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곳들이 많다 보니 의외로 정구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주인장의 말투에 추억을 한 숟가락 더 얹어 먹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다.
가격은 수구레국밥은 9,000원이고 선지국밥은 8,000원이다. 뭐든 고기의 부속재료가 들어가는 메뉴는 가격이 1,000원 더 비싼 편이다. 그만큼 채소 위주의 선지국밥과 달리 고기 부속재료가 가득해 먹을게 많기 때문이다. 포장도 가능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음식점에서 먹는 게 더 맛있는 것 같다.
다른 식구들은 수구레국밥을 난 선지국밥을 주문했다. 다른 내장국밥과 달리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수구레국밥의 매력인 것 같다. 보글보글 끓어 나오는 국밥이 난 좋다. 장터국밥처럼 찬밥에 국밥 국물을 적셔가며 담아 주는 것 보다 난 이게 더 위생적인 느낌이라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채소 위주의 국밥을 즐긴다면 선지국밥이 괜찮고 고기 위주의 국밥을 즐긴다면 수구레국밥이 좋다. 일반 국밥과 달리 국밥에서 조금 비릿한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아 난 수구레국밥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곳 위치는 해운대 좌동시장 부근이다. 기장 가는 길에 잠깐 들러 식사했던 곳인데 은근히 매력적이고 좋았다. 일하시는 분들도 친절하고 정겹다. 부산 특유의 사투리와 뜨끈하게 한 뚝배기 가득 나오는 수구레국밥의 매력은 추억을 곱씹으며 먹기에 정말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