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돌아가지 못하는 옛 과거의 한 페이지를 그리워하곤 합니다. 그 속엔 좋은 추억도 있을 것이고 안 좋은 추억도 있겠지만 말이죠. 얼마전 텔레비젼을 보는데 좁다란 골목 한 켠에 위치한 오래된 여관의 모습을 보게 되었지요. 지금은 그 자리가 여관이 아닌 커피숍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옛날 여관의 향기라고 할까요. 그런 모습은 남아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필자가 그 여관을 추억하는건 아닙니다. 옛날 잊혀져가는 우리네 모습들을 여관이란 장소를 통해 조금씩 어린시절, 학창시절 그리고 20대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서두가 너무 길었나요. 오늘은 누구나 한 번은 기억하고 싶어하는 추억의 한 골목길 그리고 조금 생소했던 옛날 여관의 모습이 남아 있었던 한 장소를 소개합니다.
인천 여관, 인천 여인숙이란 글귀가 적혀 있는 간판이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사실 지금도 여인숙과 여관의 차이점을 잘 알지 못합니다. 하여간 이곳에 들렀을때는 정말 좁은 방이라는 사실과 욕실이 있었던 좋은 방인 것 같은데 왠지 아이러니한 욕실의 모습도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요즘에도 간혹 모텔이란 이름으로 영업하는 곳들은 이렇듯 골목에 입구가 있는 곳도 있더라고요. 옛날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이렇듯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가는 골목길에 오늘의 이야깃 거리가 되는 한 여관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여관이 아닌 커피숍으로 변했지만 내부는 옛날 여관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그렇게 많은 리모델링을 하지 않아 구경하기 좋았던 것 같습니다.
커피숍이지만 마치 다방같은 메뉴들이 있습니다. 전문 바리스타라고 하기 보다는 옛날 다방 주인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가격은 여느 커피숍과 비슷합니다. 우린 아메리카노와 더치라떼를 주문했습니다. 참고로 여관커피는 옛날 다방커피라는 이야기...재밌죠..
커피숍 내부는 옛날 물건이 가득한 그런 곳입니다.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컨셉이었습니다. 어디서 자기로 된 상과 장농을 구했는지 참 재밌었습니다. 옛날 물건들을 보니 레트로 감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집에서나 보던 그런 장농이 커피숍에 있다니 말이죠.
조명도 화려한 듯 하지만 그렇게 화려하지 않습니다. 감성 제대로 느끼게 하는 그런 조명입니다. 마치 옛날 카바레 같은 느낌도 들고...그러고 보니 벽에 흰 타일도 이곳이 욕실이나 방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을 지울수 없네요. 1층은 이렇듯 전체를 다 트임을 해 넓은 거실 같지만 2층은 방 하나 하나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되어 구경할만 하더군요.
70~ 80년대 느낌이 많이 나는 물건들로 커피숍 인테리어를 한 것이 이색적입니다. 물론 건물 구조상 너무도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레트로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커피숍 내부엔 LP판도 있어 추억을 곱씹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따로 판매도 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종류는 아니지만 조금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엔 보기 드문 그런 것들이라..
벽 곳곳에 붙어 있는 옛날 사진들이 추억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것들도 모두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된다니 신기하기도 하고요. 주인장의 감성도 조금 느껴지기도 했네요...
카운터 내부는 마치 옛날 음악다방 같은 느낌도 물씬 나더군요. 이런거 은근 매력적이고 좋습니다. 다만 음악도 LP판으로 틀어줬음 더 좋았을텐데하는 생각도 스쳐 지나가더군요. 그래도 옛날 레트로 감성 음악이 나와 좋았네요.
말이 리모델링이지 그냥 전체를 터 그 자리에 옛 가구들을 놓아 두는 컨셉입니다. 그래도 좋아 보이는 느낌은 뭐죠~ 참 뭐라해도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느낌이 좋아지는 나이가 된 것 같습니다. 40~ 60대 분들이 좋아할만한 컨셉이기도 하고.... 하여간 개인적으로 괜찮았습니다.
이곳에선 커피맛을 음미하는 것 보다는 분위기를 느끼는게 더 좋은 곳 같더군요. 커피마니아 보다는 레트로 감성을 좋아하는 분들이 찾으면 좋은 그런 곳....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에 나 온 곳이라 그런지 역시 싸인도 벽 한켠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붙어 있는 감성적인 글도 매력적으로 다가 왔습니다. 갑자기 '별이 빛나는 밤에' 라디오 프로그램도 생각나고.... 그 옛날 별밤에 사연을 보낸 분들은 이곳 레트로 감성 장소와 잘 어울릴 듯 합니다.
80년대 초등학교에 다녔던 분들의 책받침을 장식했던 유명한 여배우의 사진도 있네요. 참 정감갑니다.
1층에서 커피 한 잔을 하고 2층으로 올라가 봤습니다.
아찔한 좁고 높은 계단이 관건이네요. 정말 타임머신을 타고 가는 듯한 느낌에 설레이기까지 했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나 나 올 법한 좁은 통로...... 양쪽에 있는 문을 열면 오래전 여관방의 모습으로 이어집니다.
2층 입구에 있는 방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욕조와 방이 하나로 되어 있는데요. 정말 신기합니다. 좁은 방에 나름대로 갖출건 갖춘 느낌이랄까... 참고로 화장실은 밖에 따로 공용화장실입니다. 하여간 옛날에 욕조가 있는 방이면 좋은 방인 듯 한데....
또 다른 방은 어떤 모습일까? 옆 방 보다는 나름대로 큰 방입니다. 욕실이 침실이 아닌 다른 쪽에 위치해 있네요.
그 시대엔 나름대로 최고급 방일 듯 합니다. 여관인데 이 정도 수준이면 말이죠~ 하여간 옛날 모습 그대로 가구만 몇 가지 배치해 놓고 커피숍으로 운영하고 있는 모습에 괜찮더라고요. 요즘에 보기 드문 정말 레트로스러운 모습이랄까요.
방마다 또 다른 감성이 흐르는 느낌이 듭니다.
욕실의 작은 창문이 복도와 연결되어..... 창문을 열고 씻진 못할 듯 하겠네요... 그 옛날엔........
옛날 이곳을 방문했던 분들은 추억이 새록새록 떠 오를 듯 합니다. 거의 옛날 그대로 보존된 상태인지라..
오래된 건물에 액자와 사진만 붙여 놓아도 레트로 감성이 줄줄 흐르는 커피숍이 되니 멋지기도 하더군요. 세련되고 화려한 모습도 좋긴 하지만 때론 이런 레트로 감성도 매력적으로 다가 오는 것 같습니다.
조금씩 없어지고 있는 오래되고 좁은 골목길 ᆢ그 속에 위치한 오래된 여관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 온 느낌이었습니다. 레트로 감성으로 꾸며진 커피숍이라 추억이 많이 느껴진 이유는 아마도 옛 추억을 곱씹으며 마시는 차 한잔의 여유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