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 여행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초겨울 분위기다. 그래서인지 버스 안에는 더울 만큼 히터를 틀었다. 그래서인지 버스 밖의 풍경은 마치 따스한 봄, 가을의 분위기였다. 제주도 여행을 한다면 대부분 렌터카를 이용해 한다. 물론 그것이 편하기도 하고 버스가 자주 오지 않는 제주도에선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간혹 조금 느리게 여행을 즐기고 쉽다면 버스 이용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 렌터카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많다보니 오히려 버스를 이용하면 사람들이 별로 없어 조용하기까지 해서 조용한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권할 정도다.
해안도로를 경유하는 버스를 이용하면 제주도 곳곳의 바다풍경을 만나게 된다. 특히 동쪽 바다는 에메랄드 빛 바다가 많아 이국적인 풍경을 느끼기도 한다.
제주시에서 동쪽 바다를 보며 달린 지 1시간이 조금 지난 후 서귀포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먼거리라 그런지 출출함이 밀려와 올레시장에서 한 끼 식사를 하고 시장도 구경하고 주변 관광명소도 둘러 보았다. 저번 시간 화가 이중섭 거주지 이야기에 이어 오늘은 서귀포에서 오래된 하늘이 보이는 오래된 극장 한 곳을 소개해 본다.
서귀포 매일 올레시장에서 10분 정도 걷다 보면 서귀포 극장을 만나게 된다. 1960년 대에 생겼다는 이 극장은 서귀읍 최초의 극장으로 원래는 영화와 공연을 하던 극장이었는데 지붕이 화재로 소실되어 지금의 모습으로 동절기를 제외한 3월 ~ 11월 매주 토요일에 클래식과 대중음악등 다양한 공연예술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따로 공연을 하지 않지만 11월까지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렸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극장에서 각종 공연을 하지 않는다고 들어갈 수 없는건 아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안내하는 분도 계시고 극장에 관한 자세한 설명도 해주는 분도 계신다.
서귀포 극장
서귀포 극장 내부는 이렇다. 별로 크지는 않지만 지붕이 없이 하늘이 바로 보이다 보니 오히려 야외 극장 분위기가 절로난다.
창문도 없고 지붕도 없지만 오히려 이곳에서 각종 공연을 하면 낭만이 가득하다. 오래전에 한 번 이곳에서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다른 공연장과 달라 그 추억이 제법 오래갔던 기억이 있다.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분들도 관객들을 일일이 자세히 볼 수 있어 공연할 마음이 절로 날 듯 했다.
동절기에는 공연이 없지만 3월 ~ 11월에는 다양한 문화공연이 열리기에 서귀포에 거주하는 분들이나 관광객들도 관심을 가지고 가는 곳이다. 1963년에 개관한 오래된 극장인데 지금도 유지하면서 각종 공연도 하니 이곳 주민들에겐 정말 소중한 추억이 가득한 공간이 아닌가 싶었다.
서귀포 여행을 하고 제주시로 돌아가는 길에서 본 제주바다도 너무 좋았던 하루다. 뚜벅이 여행객들이나 제주도에 휠링을 하러 가시는 분들이 있다면 조금 느리지만 버스 여행을 권해 본다. 내가 탄 버스는 201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