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일광 맛집 - 호찐빵
제주도 이주해 살고 있는지 벌써 8년이 넘어가고 있다. 빠르다면 빨리 지나간 세월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는 좀 그렇지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필자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제주도 살다 보니 여행지를 선택해 가는 것이 육지에서 살때 보다는 조금 수월한 느낌이 든다. 육지에서는 여행을 하려면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계속 달리는데서 시작하는데 제주도는 비행기만 타면 어느 곳이든 수월하게 이동할 수 있어 좋다. 물론 평일에 비행기를 이용하면 육지에서 톨게이트 요금 정도면 이용할 수 있어 오히려 저렴한 느낌이 든다.
부산에 일이 있어 갔다가 언니집도 들렀다. 어릴적부터 유난히 날 많이 챙겨 주던 언니라 그런지 나이가 들어도 늘 든든하다. 제주도 살다보니 자주 얼굴을 보지 못해 늘 아쉽다는 언니지만 부산에 간다는 소식를 접하면 동생이랑 어디를 갈까? 제일 고민이 많다. 사실 비싼 음식점이나 좋은 곳에서의 차 한잔도 좋긴 하지만 언니와의 어릴적 추억도 있고 오랫동안 부산의 추억의 맛도 느끼고 싶어 소소하지만 찐빵집에 가자고 했다.
찐빵은 일광에서 호찐빵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러고 보니 8년 만에 가는 것 같다. 제주도로 이주하고 처음 가는 것 같아 옛날의 맛이 그대로 남아 있을지도 궁금했다. 일광에 가는 길은 예전에는 자동차를 타고 오랜시간 동안 가야 했는데 선로로 이동하는 부전시장에서 출발해 울산까지 가는 동해선을 이용했다. 우린 중간역쯤에서 타긴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일광에 도착해서 놀랐다. 지하철처럼 내부가 되어 있고 깨끗함은 기본이고 빨리 일광까지 갈 수 있으니 자동차로 힘들게 운전하고 가지 않은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8년 동안 정말 많이 변한 부산이지만 그만큼 편리함까지 두루 갖춰 사실 갈때마다 도심의 편리함을 몸소 체험하고 오는 듯 하다.
옛날 자주 가던 일광의 한 호빵집을 향해 일광에서 하차하고 역을 빠져 나오니 이내 호빵집이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 동네도 정말 많이 변해 있었다. 8년 만에 방문한 일광의 호빵집 주위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선 신도시 분위기였다.
호찐빵집도 옛날 허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새로 건물이 그 자리에 들어서 있었다. 물론 규모도 상당했다.
가격은 세월의 흐름에 맞게 올라 있었고 내부도 깔끔한 시설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옛날의 정겨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지만 그래도 찐빵맛은 변함이 없을거란 기대에 찐빵과 만두를 구입했다.
찐빵을 구입해 가까운 공원에 앉아 찐빵을 먹기로 했다. 찐빵은 날씨가 덥더라도 따뜻하게 먹어야 제맛이니까...
출출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한 입 찐빵을 입에 배어 먹는 순간 옛날 먹었던 그 맛 그대로 추억을 느끼기 충분한 맛이었다. 포실포실한 찐빵과 꽉 찬 팥 앙금은 기분 좋게 만들었다.
8년 만에 추억의 맛을 음미하러 갔는데 역시나 그 맛은 변함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 먹는 내내 언니랑 옛날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 이 또한 나의 한 페이지로 장식되고 있었다. 역시 추억의 음식은 늘 설레게 하고 낭만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아 좋다. 단돈 10,000원도 안되는 금액으로 엄청난 추억을 선사 받은 것 같아 너무 좋았던 일광에서의 추억이었다.